동물행동학과 진화론적 발달심리학

 

 

 

동물행동학과 진화론적 발달심리학

적응이나 생존, 행동의 가치 및 진화 역사와 관한 동물행동학(ethology)은 다윈의 연구에 뿌리를 두고 있다(Dewsbury, 1992; Finde, 1989). 유럽 동물학자인 콘래드 로렌츠(Konrad Lorenz)와 니코 틴버겐(Niko Tinbergen)은 현대 동물학의 초석을 마련하였다. 그들은 자연서식지에서 다양한 종의 동물을 관찰하면서 생존에 관한 행동패턴을 관찰하였다. 가장 잘 알려진 거위연구를 통해 새끼가 어 미 가까이 머물러야 먹이를 얻을 수 있고 위험에서 보호될 것이라는 확신에서 비롯된 쫓기 행동을 예로 각인(imprinting)의 개념을 설명하였다. 각인은 초기의 특정한 발달기간 동안에 일어난다. 만약 이 시기에 어미오리 대신에 어미와 유사한 특징의 대체물이 제시된다면 새끼오리는 그 대체물에 각인될 것이다 (Lorenz, 1952).

각인행동의 관찰은 결정적 시기(critical period)라는 아동 발달에 있어서 주요한 개념을 도출했다. 결정적 시기는 아동이 어떤 행동을 획득하기 위한 특정 시간과 관련이 있으며 이때 적절한 환경적 자극이 필요하다. 많은 연구자들은 어떤 특정한 기간에 복잡한 인지의 발달과 사회적 행동의 학습이 이루어지는지를 연구과제로 삼고 있다. 예를 들면 만약 아동들이 생후 초기에 적절한 음식과 신체 적 • 사회적 자극을 박탈당한다면 지능이 손상되는가? 만약 유아기에 언어를 습득하지 못한다면 다 른 능력의 발달이 지연되는가?

결정적 시기보다 민감기(sensitive period)라는 개념이 인간 발달을 좀더 잘 설명해 준다 (Bornstein, 1989). 민감기는 최적의 능력발달에 미치는 환경적 영향을 강조하는 것으로 결정적 시기보다 덜 제한적인 개념이다. 민감기 이후에 능력의 획득과 발달이 일어날 수도 있으나 좀 더 시간이 걸린다.

영국 심리학자 존 보울비(John Bowlby: 1969)는 영아와 양육자와의 관계를 이해하는 데 각인에 관한 동물행동학 이론을 적용했다. 아기의 미소, 울음, 옹알이와 잡기 등의 행동이 자기를 돌보아 주는 사람과의 상호작용을 원하는 사회적 신호라고 보고 이러한 행동이 부모로 하여금 수유와 보호 건강한 성장에 필요한 자극과 애정을 제공하는 부모로서의 책임을 갖도록 돕는다. 영아기 애착 발달 은 양육자와 깊은 정서적 유대감을 형성하도록 하는 심리 구조의 변화가 나타나는 긴 과정이다(van den Boom, 2002). 인간의 애착발달은 조류 새끼의 각인보다 훨씬 복잡하다. 동물 행동학자들의 관찰은 정서적 표현, 공격성, 협동, 사회적 놀이 등 아동의 사회적 행동의 많은 측면이 영장류와 유사하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최근 연구자들은 진화론적 발달심리학(evolutionary developmental psychology)이라고 불리는 새로운 연구 영역을 개척하였다. 이 분야에서는 연 령에 따라 변화하는 능력처럼 광범위한 종의 인지적, 정서적, 사회적 능력의 적응 가치를 이해하 고자 한다. 진화론적 발달심리학자들은 신생아가 얼굴 같은 자극을 더 좋아하는 것이 생존에 어떤 역할을 하는가? 사람의 얼굴을 더 좋아하는 신생아의 행동이 영아기가 되었을 때 친숙한 양육자와 낯선 사람을 구별하는 능력을 발달시키는 데 도움이 되는가? 왜 유아기에는 동성끼리 노는가? 아동들은 성인의 성 유형화된 행동을 모방하는 역할놀이에서 어떤 것을 학습하는가? 하는 질문에 답을 구한다.

이러한 예들이 제시한 것처럼, 진화론적 발달심리학자들은 유전적 생물학적인 발달의 기초에 관 심을 가질 뿐 아니라 학습이 행동의 유연성과 높은 적응성을 돕기 때문에 개인의 학습방법에 관심을 둔다. 그리고 오늘날 생활형태가 우리의 진화론적인 조상들과 근본적으로 다르기 때문에 청년기에 생명의 위험을 무릅쓴 모험, 남자 대 남자의 폭력과 같은 어떤 진화된 행동들은 더 이상 적합하지 않 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Bjorklund &t Pallegrimi, 2000; Geary, 1999). 그러므로 그러한 행동의 근원과 발달을 명백히 함으로써, 진화 발달심리학은 좀더 효과적인 개입에 공헌할 수 있을 것이다.

요약하면, 진화론적 발달심리학자들의 관심은 광범위하여 완전한 유기체 환경체계를 이해하고자 한다. 우리가 논의할 다음의 맥락적인 견해는 비고츠키의 사회문화적 이론으로 진화론적인 관점을 좀더 보완해 준다. 진화론적 관점에서도 아동 경험의 사회문화적인 편을 강조하고 있다.